르 블랑 칸쿤 네번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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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르블랑 리조트 여행기 — 골프 레슨 데이 🏌️🌊

오늘은 조금 이른 아침부터 알차게 움직인 하루였다. 7시에 골프장 셔틀이 출발해서 미리 예약해둔 룸서비스로 아침을 간단히 먹었다. 솔직히 룸서비스 음식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만큼 맛있진 않았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7시 조금 전에 로비로 내려갔다. 셔틀에는 이미 한 분이 타고 계셨고, 두 명이 더 예약되어 있었지만 결국 오지 않아 10분 정도 기다린 후 우리까지 총 세 명만 타고 출발했다. 이른 아침 칸쿤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제법 상쾌했다.

문 팰리스 골프 클럽 — 기대와 달랐던 레슨

셔틀로 약 3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같은 계열인 문 팰리스(Moon Palace) 골프 클럽이었다. 클럽하우스에서 보라색 손목밴드를 받아 착용하고 8시 레슨 시작 전에 밖에서 강사를 기다렸는데, 7시 50분쯤 강사가 와서 함께 카트를 타고 드라이빙 레인지로 이동했다.

여기서 조금 웃픈 에피소드가 두 가지 있었다.

먼저, 요즘 드라이버가 잘 안 맞아서 ‘드라이버 레슨’을 찾다가 예약 페이지에 “Golf Driving Lesson”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고 바로 신청했는데, 막상 가보니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하는 초보자용 기초 레슨이었다. 😅

게다가 가격이 꽤 비싼 편이라 개인 레슨이라고 생각하고 신청했는데, 실제로는 여러 명이 함께 하는 그룹 레슨이었다. 레슨이 끝나고 나니 “그룹 레슨인데 이 가격이면 좀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를 어느 정도 치는 사람이라면 같은 리조트 크레딧으로 코스 라운드를 예약하는 게 더 나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레슨과 코스 라운드 크레딧이 비슷하니, 본인 실력과 기대에 따라 선택이 크게 달라질 것 같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이 부분은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레슨 자체는 기초를 다시 짚어주는 시간이라 스윙 전체를 점검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 레슨은 10시에 끝났다.

3시간의 애매한 여유 시간 — 클럽하우스에서의 점심

레슨이 끝나고 돌아가는 셔틀이 1시라 클럽하우스에서 보내야 할 시간이 약 3시간 남았다. 솔직히 이 시간은 무언가를 제대로 하기에 애매한 길이였다. 게다가 아내가 휴대폰을 방에 두고 온 데다, 클럽하우스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만한 마땅한 교통편도 없어서 멀리 나가는 건 포기했다.

원래는 클럽하우스에 있는 리비에라 마야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1시 셔틀을 타려고 계획했었다. 2시에 예약된 마사지 때문에 돌아가는 데 30~40분이 걸린다고 계산하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하기엔 시간이 빠듯할 것 같아서 미리 클럽하우스에서 먹고 가려 했었다.

클럽하우스에는 리비에라 마야(유카탄식) 외에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있고 바도 있었는데, 처음엔 바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걸 전혀 몰랐다. 그래서 리비에라 마야에서 먹으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오픈 시간이 12시 30분이라 1시 셔틀과 타이밍이 안 맞는다는 걸 알고 나서야 주변을 둘러보게 됐다.

사람들이 바에서 음식을 먹고 있는 걸 보고 “아, 여기서도 되는구나” 싶어서 바로 바에 자리를 잡고 햄버거와 나쵸로 점심을 해결했다. 이것도 르블랑 올인클루시브 혜택으로 이용 가능해서 편하게 먹었다. 계열사 골프장 바에서 맥주 한 잔 곁들이며 보내는 점심이 생각보다 여유롭고 좋았다.

오후: 커플 마사지와 풀 타임

1시 40분쯤 르블랑으로 돌아와 서둘러 준비한 뒤, 2시에 예약해둔 커플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스파 크레딧으로 미리 예약해둔 덕에 타이밍이 딱 맞았다.

팁은 미리 라커에 넣어두었는데, 마사지사가 라커룸까지 따라오지 않아 나중에 다시 불러서 전달해야 했다. 시스템을 미리 알았으면 더 편했을 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다.

마사지 후에는 풀에서 한참 놀다가 피클볼도 쳤다. 르블랑에는 분위기가 다른 두 개의 풀이 있다.

  • 솔 풀(Sol Pool): 바다가 보이는 메인 풀장. 낮에는 뷰가 정말 좋지만, 저녁엔 바람이 제법 세게 분다.
  • 루나 풀(Luna Pool): 피클볼장 옆 안쪽에 있어서 바람은 덜하지만 바다는 보이지 않는다.

두 풀 모두 물 온도가 항상 미지근하게 유지돼서 야외 풀인데도 오래 있어도 전혀 춥지 않았다. 이 점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저녁: Yama에서 다시, 즉흥 철판구이

저녁에는 Blanc를 갈까 Yama를 다시 갈까 꽤 고민했다. 아내가 결국 Yama로 결정했다. 이틀 연속 같은 레스토랑을 가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나도 솔직히 망설여졌는데, 아내 선택 덕에 마음이 편해졌다.

아내는 “여기 칵테일이 제일 맛있다”며 오늘도 진저 위스키를 주문했다. 이번에는 스시와 사시미 외에 야키누들과 이시야키를 앵거스 비프, A4 와규 두 가지로 시켰다.

고기가 나올 때 생고기 그릇에 소금이 함께 나왔는데, 소금에 찍어 구워 먹는 스타일인 것 같았다. 그런데 구운 고기를 그 소금에 다시 찍자니 찝찝했고, 집게도 주지 않아 젓가락 뒷면으로 고기를 구워야 했다. 다음엔 집게를 따로 요청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고기 양이 적어서 금방 먹었는데 철판이 아직 뜨거웠다. 아까워서 남은 야키누들을 철판 위에 올려 구워봤더니 — 메뉴에 없는 즉흥 철판구이 누들이 나왔다. 오늘 저녁 최고의 순간이었다. 😄

디저트로 먹은 진저아이스크림과 리치샤베트도 매우 맛있었다.

방으로 돌아와서 — 르블랑의 작은 행복

방에 돌아오니 오늘도 작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글라스 옆에 안경 닦는 수건, 물티슈, 알로에 젤이 놓여 있었다. 체크인 때부터 매일 새로 바뀌는 봉봉 초콜릿도 이제 익숙해졌다.

미니바 보충은 아직도 규칙을 정확히 모르겠다. 어떤 날은 채워져 있고 어떤 날은 그대로다. 부족하면 프런트에 말하면 될 것 같다.

르블랑은 큰 화려함보다는 이런 사소한 디테일로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리조트다. 오늘도 골프 레슨부터 마사지, 풀, 피클볼, 맛있는 저녁까지 정말 알차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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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 이쁜쭈니
    April 3, 2026 · 9:19 pm

    진저위스키 먹고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