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섬(Isla Mujeres) 하루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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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캔쿤 아침은 선선하고 상쾌했다. 오늘은 가족 셋이서 오랜만에 여인의 섬으로 떠나는 날이었다. 10시에 Playa Caracol에서 출발하는 울트라마 페리를 타기위해서, 호텔에서 8시 반에 일찍 출발했다.

Playa Caracol 방향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버스비는 보통 12~14페소 정도인데, 1달러 지폐를 내도 받아주었다. 큰 페소 지폐를 주면 거스름돈을 주지만, 1달러는 거스름돈을 안 주는 경우가 많아 편리했다.

9시쯤 Playa Caracol 선착장에 도착했지만, 울트라마 페리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오늘 Caracol 선착장은 문을 닫았어요. Playa Tortugas에서 타셔야 합니다”라고 안내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Tortugas 선착장에 도착한 것은 9시 15분경이었다.

원래 10시에 출발할 거라 생각하고 일찍 나왔는데, Tortugas에서는 페리가 10시 45분에 출발한다고 했다. 결국 Tortugas 선착장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선착장 기둥 위에 펠리칸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그 펠리칸이 정말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크기가 커서가 아니라, 움직이지 않고 완전히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저게 펠리칸 모양의 장식인가?’ 싶을 정도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고 나서야 살아있는 새라는 걸 알았다. 느긋하고 위엄 있게 기둥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시간을 멈춘 듯했다. 가족끼리 “저거 진짜 새야? 장식 아니야?” 하며 웃고,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기다림이 길었지만, 그 펠리칸 덕분에 지루하지 않고 특별한 추억이 생겼다.

10시 45분이 되자 울트라마 페리가 도착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왕복 티켓을 바코드를 스캔하고 탑승했다. 울트라마 페리 왕복 가격은 성인 1인당 580페소 (Redondo – Adulto – Playa Caracol ↔ Isla Mujeres)였다.

페리는 생각보다 컸다. 좌석 배열이 3열-중앙 4열-3열로 넉넉했고, 많은 사람들이 갑판으로 나가 바람을 맞고 있었다. 우리도 갑판에 자리를 잡았다.

배가 출발하자 시원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3월이라 햇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이 불면 제법 쌀쌀했다.항해 시간은 약 30분. 큰 페리라 흔들림이 거의 없어서 멀미 걱정을 많이 덜 수 있었다. 배 안에서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남자가 있었는데, 처음엔 페리 직원인 줄 알았지만 도착할 무렵 작은 가방을 들고 팁을 받으러 다니는 버스커라는 걸 알았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미리 팁을 준비해 주었다.

11시 반쯤 여인의 섬에 도착했다. 섬에 내리자마자 골프카트를 빌렸다. 4인용으로 구형 1,500페소와 신형 1,700페소가 있었는데, 신형을 선택했다. 가격표가 붙어 있어서 흥정은 하지 않았지만, 바로 옆 환전소에서 달러를 16.5페소로 환전해 결제했다. 가게에서는 달러당 16페소로 계산한다고 되어 있었기 때문에, 120달러를 바꿔서 페소로 내니 약 60페소를 아낄 수 있었다.

골프카트 운전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킨하(Kin Ha)로 가는 길에서 큰길을 지나쳐 유턴을 한 번 해야 했다. 그래도 섬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12시 조금 넘어서 킨하에 도착했다. 1인당 500페소 입장료를 내고 400페소 식음료 크레딧을 받았다. 손목에 띠를 채워 액티비티 손님임을 표시해 주었다. 타월과 락커는 각각 100페소 디포짓이었는데, 나중에 돌려받아 실질적으로 공짜였다.

우리는 먼저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는 데 상당히 오래 걸려서, 기다리는 동안 각자 화장실로 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돌아왔다. 그 후 피어를 산책하며 주변을 구경하다가, 음식이 나오자 식사를 시작했다.

킨하 음식은 하나당 보통 400페소 정도였다. 한 사람당 한 메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았는데, 물놀이를 하다 보니 배가 고파 이것저것 추가로 더 시켰다. 결국 400페소 크레딧으로는 부족해서 1,000페소를 추가로 내야 했다. 세 명이서 총 약 2,500페소를 사용한 셈이다. 

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스노클링을 시작했다.

스노클링은 정말 재미있었다. 피어 아래에는 물고기가 정말 많았다. 해변 쪽은 물이 뿌옇고 물고기가 거의 없었지만, 피어 끝으로 갈수록 물이 맑아지면서 다양한 물고기들이 떼로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였다. 아들은 물속에서 스노클링을 하다가 갑자기 “가오리야! 가오리 지나간다!” 하고 크게 소리쳤다. 아들 혼자 물속에서 가오리를 발견한 순간이었다. 우리 부부는 수면 위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함께 환호했다. 그 짧은 순간이 오늘 여행의 최고 하이라이트였다.

우리는 집에서 미리 사 온 스노클링 장비를 사용했다. 킨하에서 장비를 빌려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남들이 사용하던 장비를 쓰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마존에서 개당 20불 정도에 산 새 장비를 가져왔다. 나는 안경을 쓰기 때문에, 회사 동료가 추천해 준 대로 아마존에서 도수가 있는 스노클링 고글을 미리 사 왔다. 이게 정말 너무 유용했다. 안경을 벗고도 물속이 선명하게 보이니 스노클링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었다.

아내와 아들은 수영을 잘해서 구명조끼는 사용하지 않았다. 대신 형광색 볼 형태의 물놀이 기구를 사용했다. 그 볼은 줄이 달려 있어서 손목에 묶어놓을 수 있는 형태였다. 아내 말에 따르면, 헤엄치다 힘들 때 그 볼을 붙들고 쉴 수 있어서 상당히 유용했다고 한다.

나는 수영을 잘 못하기 때문에 집에서 사 온 간이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킨하에서 구명조끼를 빌릴 수 있는 것 같았지만, 이미 사 온 것이 있어서 빌리지 않았다. 아내와 아들이 구명조끼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볼을 사용한다고 하니,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물에서 그 볼을 항상 가지고 있으라고 내가 당부했다. 가족 모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물놀이를 즐겼다.

킨하의 비치베드는 우리가 도착했을 때 이미 거의 차 있었다. 우리는 음식 먹는 테이블에 타월과 썬로션 등을 올려두고, 중요한 물건은 락커에 보관했다. 액티비티 손님은 테이블에 짐을 그대로 두고 물놀이를 해도 문제없었다. 샤워장이 없어서 바다에서 놀고 난 뒤 풀장에서 마지막으로 몸을 헹구고 나오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킨하를 나온 뒤 섬 남쪽 끝에 있는 푼타 수르(Punta Sur)에도 잠깐 들렀다.  페리 시간이 빠듯햇고,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받길래 외관만 보고 왔다. 화장실 이용료가 10페소라 그냥 넘어갔다.

저녁 6시 출발 페리를 타려고 5시 20분쯤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울트라마 승선구를 찾느라 조금 헤맸다. 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뒤쪽에 있었다. 이미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어서 줄도 거의 없었다. 돌아오는 배에서도 버스커가 노래를 불렀고, 미리 팁을 챙겨주었다.

섬에서 돌아온 뒤 저녁은 라 아이슬라 쇼핑몰 카지노 안에 있는 KAI 일식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카지노 입구에 도착해서 카지노 직원에게 “KAI 레스토랑이 어디예요?”라고 물었더니, 친절하게 카지노를 통과해서 데려다 주었다. 그런데 우리가 기다리던 입구는 카지노의 뒷문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카지노 정문으로 들어오면 카지노를 거치지 않고 바로 레스토랑으로 갈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올 때는 정문으로 나와서 편하게 나갈 수 있었다.

포크벨리 라면 하나, 롤 세 개, 차까지 총 1,800페소였다. 세 명이 먹었으니 1인당 약 600페소 정도였다. 카지노 안에 있다는 점이 독특했지만, 분위기는 차분하고 음식도 만족스러웠다.

오늘 하루 주요 비용 요약 (3인 가족 기준)

  • 울트라마 페리 왕복: 성인 1인당 580페소 (Redondo – Adulto – Playa Caracol ↔ Isla Mujeres)
  • 골프카트: 1,700페소 (신형 4인용)
  • 킨하 입장 + 식음료: 입장 500페소 × 3 + 추가 1,000페소 = 약 2,500페소
  • 저녁 식사 (KAI): 1,800페소
  • 버스 및 기타: 소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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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 이쁜쭈니
    March 29, 2026 · 3:37 pm

    오! 물색깔 죽여요. 저기서 스노쿨링을 한다면 아마도 몸섹깔로 저 아름다운색으로 물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