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co y Tequ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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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첫째 날 저녁, 라 이슬라 쇼핑 빌리지(La Isla Shopping Village)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호텔에 도착해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오후 늦게 쇼핑몰 구경을 나섰다.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 괜찮아 보이는 멕시칸 레스토랑 Taco y Tequila를 찾아 저녁 7시로 예약까지 해두었다. 6시 반쯤 지도를 따라 식당을 찾아 나섰다.

문 앞에 “Taco y Tequila”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가게가 보였다. 바로 들어가려는데, 아들이 주변을 둘러보더니 “아빠, 여기 분위기도 별로고 손님도 거의 없어요. 먹기 싫어요”라고 했다. 나도 내심 실망스러워서 “그럼 옆쪽으로 가서 다른 데를 좀 더 찾아보자” 하며 바로 옆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그 바로 옆에 또 “Taco y Tequila” 간판이 있었다. 이번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다. 니추프테 라군(Nichupté Lagoon)이 바로 앞에 펼쳐진 벽 없이 기둥과 지붕만 있는 개방형 야외 공간이었다. 야외 테이블들이 라군을 향해 배치되어 있었고, 옆에서는 DJ가 경쾌한 음악을 적당한 볼륨으로 틀어주고 있었다. 석양이 지는 시간이라 라군 뷰가 정말 아름다웠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활기찬 느낌이었다.

순간 ‘아, 유사품에 속을 뻔했구나’ 하는 생각이 스쳤다. 처음 들어가려 했던 곳은 실제로 다른 이름의 가게였는데, 문 앞에 Taco y Tequila라는 간판만 붙여놓은 듯했다. 관광지에서 자주 보이는, 비슷한 이름으로 손님을 유인하는 수법이었다.

우리는 바로 진짜 가게로 들어가 예약 정보를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직원이 확인하더니 “죄송하지만 예약은 다른 지점으로 되어 있습니다”라고 했다. 우리가 예약한 곳은 호텔존 위쪽(파티 센터 쪽) 브랜치였고, 라 이슬라 지점과는 별개의 예약이었다.

다행히 라 이슬라 지점은 곧 자리가 날 것 같다며 “20분 정도만 기다려 주세요”라고 안내해 주었다. 우리는 근처 라군 산책로를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바람이 시원하고 라군 풍경이 예뻐서 기다리는 시간도 즐거웠다. 잠시 후 자리가 나서 기존 예약은 취소하고 이 라 이슬라 지점으로 앉게 되었다.

음식은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신선한 재료로 만든 다양한 타코, 특히 100% 천연 콘으로 직접 만드는 토르티야가 인상적이었다. 여러 종류의 살사 소스와 함께 먹으니 정말 좋았고, 마가리타도 시원하게 잘 나왔다. 라군을 바로 앞에 두고 벽 없이 탁 트인 야외에서 먹는 기분은 정말 특별했다. DJ 음악도 과하지 않게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다.

세 명이서 충분히 먹고 마시고 팁까지 포함해 약 130달러 정도 나왔다. 칸쿤 호텔존 물가를 생각하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었다. 무엇보다 처음에 들어가려 했던 답답한 실내(?) 가게와 비교하면 천지차이였다. 아들 덕분에 훨씬 좋은 곳에서 저녁을 먹게 된 셈이다.

오늘의 교훈은 두 가지다. 첫째, 식당 예약 시 이름뿐 아니라 정확한 지점과 위치를 반드시 다시 확인할 것. 둘째, 칸쿤 같은 관광지에서는 같은 이름이라도 유사 가게(가짜 간판)에 주의할 것. “Taco y Tequila”처럼 일반적인 단어 조합은 여러 곳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첫째 날부터 재미있는 해프닝이 생겼고, 덕분에 라군 뷰가 멋진 진짜 Taco y Tequila에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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